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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의심하면 결과로 보여준다...이정후, 초구 공략 안타+도루 추가

자신을 향한 의구심이 나올 때마다 보란 듯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메이저리거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얘기다. 이정후는 1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이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경기에 1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 5타수 1안타 1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지난 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부터 6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갔고, 3경기 연속 득점까지 해냈다.이 경기 이정후의 퍼포먼스는 2가지가 눈길을 끌었다. 한 가지는 상대 투수 숀 암스트롱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친 1회 초 첫 타석에서 초구(151㎞/h 직구)를 공략했다는 점이다. 이정후는 지난 3일 LA 다저스전에서 3구 삼진만 2개를 당했다. 이후 3경기, 12타석 연속 무안타에 그치며 잠시 주춤했을 때 이정후가 초구 공략에 인색한 편이라는 분석이 나왔고, 상대 투수들이 이를 활용하고 있다는 시선이 생겼다. 빅리그 첫 시즌을 치르는 이정후가 가급적 많은 공을 보여 MLB 무대에 적응하려는 게 당연하지만, 그런 의도를 타석에서 소극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이정후가 빅리그에 데뷔한 뒤 치른 첫 9경기에서 상대 투수 초구에 타격 결과가 나온 건 한 번뿐이다. 이정후는 3구 삼진 2개를 당한 3일 다저스전이 끝난 뒤 "원래 한국에서도 초구를 많이 치지 않았다"라고 했다. 안타 생산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시선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며 담담하게 반응했다. 이정후는 이후 조금 변화를 줬다. 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8회 타석에서 초구부터 배트를 돌렸다. 팝플라이로 물러났지만, 타격 의도를 드러낸 것. 10일 워싱턴 내셔널스전, 13일 탬파베이전에서도 각각 2타석에서 2구 이내 타격 결과를 냈다. 그리고 15일 탬파베이전에선 처음으로 초구 공략으로 안타를 쳤다. 이날 이정후는 다른 의구심도 지웠다. 올 시즌 2호 도루에 성공한 것. 1회 초 선두 타자로 안타로 출루한 뒤 후속 윌머 플로레스의 타석에서 도루를 시도해 무난히 2루를 훔쳤다. 이틀 전 탬파베이 1차전에 이어 다시 '뛸 수 있다'라는 걸 보여줬다. MLB닷컴은 지난 9일 30개 구단 파워 랭킹을 전하며 샌프란시스코를 23위로 꼽았고, 리드오프(1번 타자) 이정후가 타율 0.205에 도루가 없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이미 누상 폭풍 주루를 몇 차례 보여준 이정후에게 갑자기 '1번 타자는 도루를 해야 한다'라는 스몰 야구 잣대를 들이 댄 것이다. 이정후는 KBO리그에서도 도루가 많았던 선수는 아니다. 리그 정상급 타격 머신으로 올라선 2022시즌에는 5개뿐이었다. 하지만 이정후는 이런 시선마저도 바로 지웠다. KBO리그에서 주로 나서던 3번이 아닌 1번 타자. 어느 정도 도루 기록은 쌓아야 상대 배터리가 의식할 수 있다. 이정후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고, 도루가 없다는 말이 나오자, 바로 의구심을 지워버렸다. 미국 매체는 1억1300만 달러를 받고 입성한 신입 빅리거를 향해 기대와 의심을 동시에 보낸다.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도 통역 도박 논란이 불거진 상황에서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은 걸 보면 이정후를 향한 비판적 시선도 이상한 게 아니다. 이정후는 데뷔 3경기 만에 홈런을 치며 장타력 의심을 지웠고, 넓은 수비 범위와 허슬 플레이로 '평균 수준'으로 여겨졌던 수비력도 재평가 받았다. 초구 공략, 늘어난 도루도 마찬가지다. '이종범의 아들'로 불릴 수밖에 없던 학창 시절, 누군가는 부러움을 빙자해 비아냥 댔다. 이정후는 보란 듯이 편견을 지웠다. MLB에서도 마찬가지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15 19:05
프로야구

문동주도 포기하게 했던 '리틀 이종범' 재능, 사령탑도 믿는다 "KIA도 ML에 선수 보내길"

"KIA 타이거즈도 메이저리그(MLB)에 보낼 선수가 한 명 나와주면 정말 좋지 않겠습니까."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KBO리그 레전드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선수 시절 3루수였던 그는 통산 2001경기에 출전해 1727안타와 329홈런을 때려냈다. 수많은 기록을 쌓았지만, 이 감독은 사실 선수 시절 '1인자'로 꼽히던 유형은 아니었다. 대신 오랜 시간 활약한 만큼 또 다른 천재도 많이 봤다. 한화 후배였던 김태균 현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이 그랬고, MLB로 향한 류현진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또 다른 한 명이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다. 이정후는 2017년 키움 히어로즈에서 데뷔해 지난해까지 7시즌에 걸쳐 통산 타율 0.340(역대 1위)을 쌓고 MLB로 향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포스팅 기준 역대 최고 규모인 1억 1300만 달러를 받은 그는 샌프란시스코 이적 후 빠르게 적응해 활약 중이다.지난달 3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는 데뷔 첫 홈런까지 쳤다. 쉽지 않은 상대였다. 샌디에이고의 왼손 필승조 톰 코스그로브로 그는 지난해 54경기 7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1.75를 기록했다. 왼손 타자들에게는 '저승 사자'나 다름 없는 왼손 사이드암스로였다. 이정후 역시 KBO리그 시절 비슷한 유형인 브룩스 레일리(전 롯데 자이언츠)에게 취약했다. 그러나 이정후는 이날 코스그로브가 던진 스위퍼를 통타, 펫코파크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데뷔 첫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범호 감독은 이정후의 활약에 놀라지 않았다. 이 감독은 "미국(MLB)이 괜히 그렇게 큰 돈을 준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이정후는 이 감독에게 야구 후배인 동시에 팀 선배의 아들이기도 했다. 한화에서 뛰다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거친 이 감독은 지난 2011년 KIA로 이적했다. 당시 KIA엔 이정후의 아버지인 이종범 전 코치가 뛰었고, 이 코치는 1년 후인 2012년 초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이 감독은 당시를 떠올리면서 "내가 KIA에 왔을 때 (이종범 코치의) 은퇴식에도 이정후가 왔었다. 초등학생 이정후가 경기할 때도 구장에 왔던 기억이 난다"고 떠올렸다. 선수로서, 코치로서 지켜 본 이정후 기억도 강렬했다.이범호 감독은 "이정후가 키움에 입단한 후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렇게 빨리 성장할 수 있나 생각했다"며 "나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프로에 왔지만, 저렇게 빨리 올라가기가 참 어렵다. 그런 것을 보면 진짜 대단하다"고 칭찬했다.이범호 감독은 이정후를 두고 "잘하는 선수들은 빨리 (해외로) 나가야 한다. 우리 잘하는 선수들만 남으면 좋겠다"며 장난 어린 미소를 지었다. 농담 이후 진담을 꺼냈다. 이정후만큼 이종범 코치를 떠올리게 한 김도영(KIA) 때문이다. 이 감독은 "그 나이에 김도영만큼 하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다. 팀으로서, 또 감독으로서도 김도영이 잘 성장해 좋은 선수가 됐으면 한다. 그래서 우리 KIA도 MLB에 보낼 선수가 한 명 나온다면 정말 기쁠 것"이라고 기대했다.이범호 감독의 말처럼 김도영은 MLB 진출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광주동성고를 졸업한 김도영은 2022년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했다. 당초 KIA 1차 지명에 유력했던 건 이미 155㎞/h 강속구를 뿌리는 문동주(한화 이글스)였다. 하지만 KIA는 강속구 투수는 매년 나와도 김도영과 같은 5툴 플레이어 유격수는 나오지 않는다고 판단, 김도영으로 지명 선수를 최종 낙점했다.실제로 김도영의 재능은 엄청났다. 빠른 발은 이종범 코치 선수 시절 못지 않고, 수비 범위와 어깨도 강력하다. 지난해 부상으로 출전 경기는 적으나 타격에서도 재능을 확인했다. 84경기에만 출전했으나 타율 0.303 7홈런 25도루로 미래를 기대하게 했다. 풀 시즌이라면 15홈런과 50도루를 해낼 수 있는 성적표였다.이범호 감독은 "모든 팀들이 그런 선수들이 나와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팬분들도 마찬가지다. 팀마다 흥행을 시킬 수 있는 선수들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서로 맞대결을 펼칠 때 재미도 있다. 좋은 선수들이 계속 성장해서 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한동안 KBO리그에는 '세대 교체'가 막혔다는 우려가 퍼졌다. 베이징 올림픽,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10년 전 프로야구 중흥기를 이끈 세대들이 여전히 KBO리그 주축이고, 새 얼굴이 나오지 않는다는 비판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어린 선수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국가대표에서도 20대 선수들이 주축이 돼 연속선 상에서 세계 무대를 경험 중이다. 이정후를 필두로 MLB 진출을 꿈꾸는 선수들도 점점 늘어난다.이범호 감독은 "젊은 선수들 중에 빨리 성장하는 친구들을 보면 '와 나는 저렇게 안 되던데 어떻게 젊은 선수들이 저렇게 빨리 성장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무엇이 많이 달라졌길래 20살, 21살인 어린 친구들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지. 내가 그 나이 때는 그런 일이 많이 없었다. 그런 것을 보면 확실히 지금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떠올렸다. 이 감독이 꼽은 포인트는 목표 의식이다. 그는 "나는 진짜 주전으로 나간 게 2004년(프로 5년차)부터다. 그 이전에는 100경기씩 뛰었어도 타석 수가 200~300타석 안 되게 들어갔다"며 "나는 그때 생각했던 게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프로에) 들어왔으니까 내 친구들이 대학에 있는 4년 안에는 어떻게든 성공하자 이 마인드로 갔는데, 그때가 진짜 5년째 되는 해였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의 목표가 4년이었듯, 어린 선수들도 어떤 목표 의식을 가지느냐에 따라 미래도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그런 목표 의식을 잡고 움직이면 어떤 선수든 좋은 목표 의식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01 08:22
메이저리그

MLB 평정 시작한 이정후, 아버지 '레전드' 이력도 재조명...이런 효자가 또 있나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MLB) 데뷔 첫 홈런을 친 지난달 31일(한국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 '적응'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만큼 빼어난 타격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이정후만큼 그의 아버지, '바람의 아들' 이종범 전 LG 트윈스 코치도 주목받았다. 연수 차 미국 생활을 하고 있는 이종범 전 코치는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본토 개막 시리즈를 관람하며 빅리거가 된 아들의 플레이를 눈에 새겼다. 이날 시리즈 3차전에서는 이 코치가 아이처럼 좋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8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네 번째 타석에 나선 이정후가 KBO리그에서도 드문 좌완 사이드암스로 투수 톰 코스그로브의 몸쪽(좌타자 기준) 스위퍼를 공략해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친 것. 이정후의 MLB 데뷔 첫 홈런이었다. 장타력 부재 우려를 준 이정후가 불과 세 경기 만에 아치를 그렸다. 현지 중계진은 이정후의 타격을 감탄하면서 중계 화면을 통해 좋아하는 모습을 감추지 못한 이종범 전 코치를 설명했다. 1994년 KBO 최우수선수(MVP)라면서 말이다. 이종범이 아닌 정봉으로 발음한 건 중요하지 않았다. 이미 MLB닷컴은 주요 스포츠 매체들을 통해 알려졌지만, 이정후가 홈런을 치고, 그 순간에 누구보다 기뻐한 사람이 한국 무대의 MVP 출신이라는 설명이 덧붙여지며 현지에서도 주목을 받은 것 같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공식 유튜브 계정에 이정후의 첫 홈런 장면을 게재했다. 샌디에이고전이 끝나기 전이었다. MLB 공식 유튜브 계정도 이 장면을 따로 게재했다. 이날 플레이나 서사가 따로 담긴 콘텐츠가 게재된 선수는 총 5명이었다. 끝내기 안타를 친 훌리오 로드리게스(시애틀) 데뷔전 부진을 딛고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 밀워키 브루어스 이적 뒤 첫 홈런을 친 리스 호스킨스, 1년 넘게 공백기를 가졌던 정상급 마무리 투수 에드윈 디아스, 450피트 괴력포를 때려낸 루이스 로버츠 주니어(시카고 화이트삭스) 그리고 이정후뿐이었다. 유튜브 댓글엔 이정후를 향한 극찬과 기대감만큼 이종범 전 코치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한국팬인지, 미국팬인지 알 수 없지만, 꽤 상세한 프로필을 적어 이 전 코치를 소개한 댓글도 있었다. 한 야구팬은 이정후와 재능 차이를 비교했고, 한 야구팬은 그의 레전드 시즌인 1994년 세부 개인 기록을 소개하며 이 전 코치가 '바람의 아들'로 불리는 이유, 이정후 별명이 '바람의 손자'인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2017시즌 KBO리그에 입성한 이정후는 한동안 '이종범의 아들'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 없었다. 이종범은 한 시대를 풍미한 KBO리그 대표 레전드다. 하지만 이정후는 점점 자신의 존재감을 더 키웠다. '타격의 달인' 고(故) 장효조를 넘어 통산 타율 1위에 올라섰고, 2022시즌엔 타격 5관왕에 오르며 세계 최초로 부자(父子) MVP 수상을 합작했다. 그렇게 리그 최고 선수가 된 그는 아버지를 뛰어 넘기 위해 MLB 도전을 선택했다. 이미 그 시점엔 이종범 전 코치의 수식어가 '이정후의 아버지'로 바뀌었다. 이 전 코치 본인이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서 해맑은 표정으로 인정한 내용이다. 이정후는 29일 데뷔전에서 안타와 타점을 신고했고, 30일 2차전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으며, 31일 3차전에서는 첫 홈런까지 쳤다. 그 이상 좋을 수 없는 데뷔 첫 세 경기였다. 국내 야구팬에게 자부심을 안겼을뿐 아니라, 아들로서 아버지의 업적까지 재조명 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야구인의 아들로서 이런 효자가 있을까.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01 00:04
메이저리그

이종범도 아이처럼 기뻐했다…이정후, 韓 15번째 MLB 홈런→父도 ‘들썩’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첫 홈런을 기록했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은 아들의 홈런에 웃음이 만개했다.이정후는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MLB 정규시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방문 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 8회초 우중간 담을 넘겼다. 샌프란시스코가 3-1로 앞선 8회초, 이정후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샌디에이고 왼손 불펜 톰 코스그로브의 시속 125km 스위퍼를 받아쳤다. 타구는 시속 168km로 우중간 124m를 날아가 외야 관중석으로 향했다.홈런을 확인한 이정후는 여유롭게 그라운드를 돌았고, 홈 플레이트를 밟은 후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관중들은 첫 홈런을 터뜨린 이정후에게 박수를 보냈다. 샌프란시스코 팀 동료들도 이정후의 헬맷을 두드리고,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축하했다. 불과 MLB 데뷔 후 3경기 만에 터진 홈런이다. 이정후는 한국인 중 15번째로 MLB에서 홈런을 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같은 시간, 펫코파크에서 이정후의 홈런을 누구보다 기뻐한 이가 있었다. 아버지 이종범이었다. 관중석에서 아들의 경기를 지켜보던 이종범은 이정후의 홈런이 터지자, 환하게 웃으며 주먹을 불끈 쥐고 기뻐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폭스(FOX) 방송은 이정후의 홈런이 나온 뒤 곧장 아이처럼 기뻐하는 이종범을 비췄다. 이날 이정후는 첫 번째와 두 번째 타석에서 샌디에이고 유격수 김하성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5회 세 번째 타석에서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3경기 연속 타점을 올렸다.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며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김하성은 이날 타석에서 침묵했다. 김하성은 2회 조던 힉스의 스플리터를 지켜보다가 루킹 삼진을 당했다. 4회말 무사 1, 2루에서는 1루수 뜬공으로 고개를 떨궜다. 6회에도 1루수 뜬공에 그쳤고, 8회말 2사 1루에서는 3루수 땅볼로 돌아섰다. 샌프란시스코는 샌디에이고를 9-6으로 꺾었고, 1패 뒤 2연승을 기록했다.김희웅 기자 2024.03.31 13:22
프로야구

[IS 잠실] 이정후 활약 지켜 본 이범호 감독 "펫코파크, 저도 쳐봤잖아요"

"나도 쳐봤잖아요."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메이저리거가 된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빅리그 데뷔 첫 홈런에 옛 추억을 떠올렸다.이정후는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경기에 1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8회 타석 때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에서 뛰다가 올해 MLB로 이적한 그가 쏘아올린 빅리그 첫 대포다.이정후의 홈런 소식 직후 취재진과 만난 이범호 감독은 이정후의 영상을 보며 잠시 옛 기억을 떠올랐다. 선수 시절 MLB 진출은 이루지 못한 이 감독이지만, 펫코파크와는 인연이 있어서다. 이 감독은 2009년 열렸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회 대회 때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했다.그는 당시 펫코파크에서 열렸던 대회 2라운드 1조 순위결정전 일본과 경기에서 7회 말 다나카 마사히로를 상대로 중월 동점 홈런을 쏘아올린 바 있다. 이 감독은 이후 대회 결승전에서 다르빗슈를 상대로 9회 말 동점 적시타를 치는 등 그 대회 최고의 활약으로 준우승에 힘을 보탰다. 펫코파크에서 경험은 추억을 돌아보는 정도였다. 이 감독은 그보다 이정후의 천재성에 대해 놀라움을 숨기지 않았다. 이 감독은 "잘할 거라고 생각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그렇게 큰 돈을 주는데 선수 체크를 안 하는 게 말이 안 된다. 충분히 3할 이상 타율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안타를 치는 장면도 보니 높은 공을 늦은 타이밍에 페어 코스로 빼내 라인드라이브로 치더라. 그 정도 높이 공을 그 궤적으로 맞히면 플라이볼이 나와야 한다. 그 코스를 몸을 빼면서 눌러 치더라"고 돌아봤다.이범호 감독은 "홈런이 나오지 않았더라도 편하게 쳤을 선수다. 선수 본인은 홈런 욕심이 없고 타율에 대한 생각만 머릿속에 있었을 거다. 스즈키 이치로도 마음만 먹으면 홈런을 친다고 하지 않나. 그만큼 이정후는 본인이 어떤 야구를 해야 할지 알고 한다"며 "타이밍만 잘 맞으면 홈런이 나온다. 스윙도 빠르다. 아마 10개 이상은 치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KIA 타이거즈에서 이종범 전 코치의 선수 시절을 함께 했던 이범호 감독이다. 이 감독은 "내가 KIA에 와서 (이종범 코치의) 은퇴식에도 이정후가 왔다. 경기할 때도 초등학생 때 온 기억이 난다"며 "키움에 가서도 빠르게 성장을 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나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프로에 바로 왔지만, 저렇게 빨리 (기량이) 올라가는 게 어려운 일이다. 젊은 야수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난 저렇게 안 되던데, 어떻게 해냈을까'라고 궁금증이 들긴 한다. 또 나 때는 20~21살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이제는 그러기 좋은 환경이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고 답했다.물론 3루수의 '레전드'로 꼽히는 이범호 감독 역시 선수 시절 빠르게 주전 3루수를 차지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이 감독은 "난 (5년 차인) 2004년부터나 주전이었던 것 같다. 당시엔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입단했으니 대학에 간 친구들이 오는 4년 안에는 어떻게든 성공하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진짜로 5년 째에 잘했다. 목표 의식이 명확하면 (성공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한편 이날 KIA 선발로는 또 한 명의 20대 초반, 윤영철이 등판한다. 이범호 감독은 "영철이는 작년 정도만 해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5선발 투수에게 10승을 바랄 건 아니다. 부상을 당하지 않고, 경기 흐름이 대등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잘 버텨주면 된다. 이길 때는 이기고, 질 때는 지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너무 큰 기대보다는 선발 로테이션을 부상 없이 잘 지켜주기만 해도 된다. 윤영철은 우리 팀의 중요한 미래다. 무리시키면서 하는 건 팀에도 좋지 않다"고 했다.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윤영철에 대한 믿음이 덜한 건 아니다. 이범호 감독은 "어느 팀이든 5선발에 대해서는 다 고민한다"며 "영철이는 지난해 던져준 걸 생각하면 5선발 중 1, 2번 안에 들지 않을까. 앞으로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이면 4선발, 3선발로 올라와야 한다. 차근차근 성장하는 게 팀에도 미래가 생기고, 가장 좋은 방향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31 13:14
메이저리그

'가문의 영광' 바람의 손자 이정후 첫 안타에 '바람의 아들' 기립박수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첫 안타에 '바람의 아들' 이종범 전 코치가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정후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미국 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2024 MLB 정규리그 본토 개막전에서 1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샌디에이고 선발 다르빗슈 유를 맞아 1회 첫 타석 삼진을 당한 뒤, 3회 1루수 라인 드라이브로 침묵했지만, 팀이 1-0으로 앞선 5회 초,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3-2 풀 카운트 접전 끝에 다르빗슈의 높은 싱커를 받아쳐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빅리그 첫 안타였다.샌프란시스코 구단 SNS(X, 구 트위터)는 이정후의 첫 안타가 나오자 소셜 미디어(SNS)에 '이정후 개인 첫 안타'라는 한글과 함께 그의 안타 영상을 올려 축하했다. 이 영상에서 이정후의 첫 안타에 환호하는 관중들이 카메라 앵글에 잡혔는데, 이정후의 아버지이자 '바람의 아들' 이종범 전 코치가 화면에 잡혀 화제가 됐다. 검은 모자에 선글라스를 낀 이종범 전 코치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들에게 기립박수를 보냈고, 한국인으로 보이는 주변 관중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종범 전 코치는 이날 경기가 열린 펫코 파크와 인연이 있다. 현역 시절이었던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한국 대표팀에 발탁된 이 전 코치는 일본과 WBC 4강전에서 2루타를 날리며 WBC 7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간 바 있다. 아버지가 역사적인 안타를 친 곳에서 아들도 안타를 만들어내며 역사적인 순간을 합작했다. 한편, 이정후는 1-2로 끌려가다가 2-2 동점을 이룬 7회초 1사 1, 3루에선 귀중한 타점도 올렸다. 일본프로야구 구원왕 출신인 좌완 투수 마쓰이 유키를 상대한 이정후는 폭투로 만들어진 2, 3루에서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기록하며 점수를 올렸다. 데뷔전에서 안타와 타점을 모두 기록했다. 윤승재 기자 2024.03.29 11:09
메이저리그

'타율 0.444' 이정후, 시범경기 3경기 연속 안타…아버지 앞에서 웃었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상승세를 세 경기 연속 안타로 이어갔다. 아버지 이종범 앞에서 쳐낸 안타라 의미는 더욱 컸다.이정후는 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MLB 시범경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홈경기에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를 쳤다.지난달 28일 MLB 시범경기 데뷔전에서 3타수 1안타, 이튿날 데뷔 두 경기 만에 첫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에 이어 세 번째 경기에 이은 세 경기 연속 안타 행진이다. 시범경기 타율은 0.444(9타수 4안타) 1홈런 1타점 2득점.특히 이날은 이종범 텍사스 레인저스 마이너리그 연수코치 앞에서 친 안타라 그 의미는 더욱 컸다. 이종범 코치는 이날 구단의 배려로 빅리그 팀에 일시 합류한 뒤, 텍사스 더그아웃에서 아들의 활약을 지켜봤다.이정후의 안타는 5회 세 번째 타석에서 나왔다.오른손 불펜 콜 윈과 마주한 이정후는 초구 스트라이크에 이어 2구 헛스윙으로 삼진 위기에 몰렸지만, 3구째 시속 약 153㎞의 직구를 공략해 중전 안타를 쳤다. 상대 2루수가 몸을 날렸지만, 워낙 빨랐던 이정후의 타구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앞서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었던 에이드리언 샘슨과 만난 첫 타석에서는 중견수 뜬공, 3회엔 3루수 뜬공으로 각각 물러난 아쉬움을 털어낸 안타이기도 했다. 이후 이정후는 6회 수비까지 소화한 뒤 6회말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이정후는 전날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 시범경기에서는 첫 홈런까지 터뜨리며 쾌조의 컨디션을 이어갔다. 이정후는 1회 첫 타석에서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쳐낸 데 이어, 3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선 상대 투수 라인 넬신의 시속 152.4㎞ 직구를 받아쳐 우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미국 진출 이후 첫 홈런. 타구 속도는 시속 약 176.5㎞, 사각도 18도, 비거리 약 127m의 총알 타구였다.현지 극찬도 이어졌다. 전날 샌프란시스코 클로니클은 "오늘 홈런은 이정후가 MLB 투수들의 공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신호"라며 "이정후의 타격이 기대보다 뛰어나다는 걸 암시한 경기이기도 하다"라며 그의 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이어 이정후는 다음날에도 안타를 생산하며 올 시즌 기대감을 더욱 키웠다.김명석 기자 2024.03.02 07:50
메이저리그

[IS 인천] "처음 보는 공을 볼 거야, 느껴봐" 김하성의 조언, 이정후도 웃었다

"한 번 느껴봐."미국 메이저리그(MLB) 첫 시즌을 앞둔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향한 선배 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조언은 짧고 강렬했다. 이정후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공을 보게 될 거니까 느껴보라고 하더라. 누구의 공이 이렇게 오고 그런 것보다 와서 느껴보라는 식의 조언을 많이 해줬다"며 껄껄 웃었다.MLB 정복에 나서는 이정후는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지난해 12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1505억원)에 계약한 그는 출국 전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할 수 있는 훈련을 다 했다. 밖(야외)에서 하는 기술 훈련만 남았는데 빨리하고 싶은 생각이 컸다. 구단에서 시설을 쓸 수 있게 해준다고 해서 내일부터 (스프링캠프 장소인) 애리조나에서 훈련할 생각"이라며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연습하면 그때 더 와닿을 거 같다. 기분이 묘하다"고 말했다.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오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스프링캠프 투·포수 훈련을 시작한다. 이정후를 비롯한 야수 포함 풀스쿼드 훈련은 21일 예정돼 있지만 이정후는 20일 정도 먼저 미국으로 가 현지 적응에 돌입한다. 이정후의 MLB 성공 키워드 중 하나는 '강속구 대응'이다. KBO리그보다 구속이 월등히 빠른 MLB 투수들의 공을 때려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2021년부터 MLB에서 활약 중인 선배 김하성의 조언이라면 와닿을 수 있다. 이정후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공이라고 표현해 주셔서 (거기에 맞게) 잘 준비해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두려움보다 기대가 느껴진다"는 취재진 질문에 그는 "두려울 건 없다. (강속구에) 맞으면 아프고 무서울 거 같은데 막상 타석에 들어서면 두려움보다 이런 공이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 거 같다. 또 그 공을 치기 위해서 더 노력할 거 같다"며 상대해 보고 싶은 투수로는 일본 야구대표팀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를 꼽았다. 야마모토는 올겨울 이정후와 마찬가지로 포스팅을 통해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대형 계약으로 빅리그 꿈을 이룬 이정후는 부담보다 책임을 얘기했다. 그는 "내가 잘해야 뒤에 도전하는 후배들이 좋은 대우를 받고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하성이 형은 물론이고 나까지 잘한다면 한국 선수에 대한 기대나 대우가 좋아질 거 같아서 책임감은 있다. 돈을 많이 받아서 느끼는 부담은 없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자타공인 KBO리그 최고 선수다. 2022년 타격 5관왕과 함께 최우수선수(MVP)상까지 거머쥐었다. 1994년 MVP에 오른 '바람의 아들' 이종범(전 LG 코치)에 이어 한·미·일 사상 첫 부자(父子) MVP라는 진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통산 타율이 0.340으로 3000타석 소화 기준 프로야구 역대 1위다. 그가 MLB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한국 야구의 위상도 달라질 수 있다.이정후는 "많이 기대해 주시는 만큼 보답할 수 있게 하겠다. 은퇴하는 그날까지 노력하고 또 노력하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2.01 20:08
메이저리그

[IS 인천] "하성이형 타구 이빨로라도 잡겠다" MLB 정복 이정후, 당차게 떠났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MLB) 첫 시즌을 치르기 위해 떠났다.이정후는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오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스프링캠프 투·포수 훈련을 시작한다. 이정후를 비롯한 야수 포함 풀스쿼드 훈련은 21일 예정돼 있지만 이정후는 20일 정도 먼저 미국으로 가 현지에서 개인 훈련할 계획이다.그는 출국 전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할 수 있는 훈련을 다 했다. 밖(야외)에서 하는 기술 훈련만 남았는데 빨리하고 싶은 생각이 컸다. 구단에서 시설을 쓸 수 있게 해준다고 해서 내일부터 (스프링캠프 장소인) 애리조나에서 훈련할 생각"이라며 "새로운 시설과 유니폼을 입고 연습하면 그때 더 와닿을 거 같은데 출국길 기분이 묘하다"고 멋쩍게 웃었다.이정후는 지난해 12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1505억원)에 계약했다. 올겨울 MLB 선수 이적 시장에서 1억 달러(1332억원) 이상의 계약을 따낸 건 1일 기준 오타니 쇼헤이(7억 달러)와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LA 다저스·3억2500만 달러) 에런 놀라(필라델피아 필리스·1억7200만 달러)에 이어 이정후까지 4명에 불과하다.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오타니를 제외하면 순수 타자 중에선 이정후의 계약이 가장 고액. 샌프란시스코는 4년 뒤 옵트아웃(계약을 파기하고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다시 얻는 것) 할 수 있는 권리까지 보장했다. 그만큼 공을 들였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해 이정후의 KBO리그 정규시즌 최종전(10월 10일 삼성 라이온즈전) 때 피트 푸틸라 단장이 고척 스카이돔을 직접 찾는 등 적극적이었다. 당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보스턴 레드삭스, 뉴욕 양키스, 뉴욕 메츠를 비롯한 MLB 복수의 구단이 고척돔에 관계자를 파견했는데 선수단 운영 총괄 책임자인 단장(GM)이 직접 나선 건 샌프란시스코가 유일했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2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한 샌프란시스코를 2024시즌 성장 잠재력이 큰 6개 팀으로 뽑는 등 '이정후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이정후는 "책임감은 있는데 부담은 없다. 내가 잘해야 뒤에 도전하는 후배들이 좋은 대우를 받고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하성이 형은 물론이고 나까지 잘한다면 한국 선수에 대한 기대나 대우가 좋아질 거 같아서 책임감은 있다. 돈을 많이 받아서 느끼는 부담은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먼저 MLB에 진출한 선배 김하성(샌디에이고)은 이정후와 경쟁을 반긴다. 이정후도 마찬가지다. 그는 "(김하성과의 경기에서 내 방향으로 타구가 오면) 이빨(치아)로라도 잡겠다"며 껄껄 웃었다. 이어 "하성이 형이 태어나서 처음 보는 공을 보게 될 거니까 느껴보라고 하더라. 타석에 들어서면 두려움보다 이런 공을 치기 위해 노력할 거 같다"며 "(일본 국가대표 주축 투수인) 야마모토의 공을 가장 쳐보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많은 관심만큼 어깨도 무겁다. 이정후는 자타공인 KBO리그 최고 선수다. 2022년 타격 5관왕과 함께 최우수선수(MVP)상까지 거머쥐었다. 1994년 MVP에 오른 '바람의 아들' 이종범(전 LG 코치)에 이어 한·미·일 사상 첫 부자(父子) MVP라는 진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통산 타율이 0.340으로 3000타석 소화 기준 프로야구 역대 1위다. 그가 MLB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한국 야구의 위상도 달라질 수 있다.이정후는 "많이 기대해 주시는 만큼 보답할 수 있게 하겠다. 은퇴하는 그날까지 노력하고 또 노력하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인천=배중현 기자 2024.02.01 18:09
프로야구

[IS 인터뷰] 양현종 "영구 결번 조건? 당연히 타이거즈 우승"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발 투수 양현종(36·KIA 타이거즈)의 최종 목표는 자신의 등번호 54가 영구 결번으로 지정되는 것이다. 전신 해태 시절을 포함해 타이거즈 구단에서 이를 해낸 건 '국보 투수' 선동열(18번)과 '바람의 아들' 이종범(7번)뿐이다. 양현종은 KBO리그 통산 선발승(166승) 1위에 올라 있다. 통산 탈삼진(1947개)은 2위, 통산 이닝(2332와 3분의 1)은 3위다. 타이거즈 구단 세 번째 영구 결번 지정 후보 1순위인 양현종이지만, 선배 선동열·이종범과 비교해 부족한 게 있다. 바로 우승 반지 개수다. 선동열은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KS) 우승을 6번(1986~1989·1991·1993) 이끌었다. 이종범은 4번(1993·1996~1997·2009)이다. 2007년 입단한 양현종은 2009년과 2017년 2번 KS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데뷔 3년 차였던 2009년은 구원 투수로 3경기 등판했고, 에이스로 팀을 이끈 건 2017년이었다. 양현종에게 영구 결번 지정을 위해 가장 필요한 조건을 물었다. 그는 "개인 통산 기록보다 중요한 건 팀 성적이라고 생각한다. 명확하다. 우승을 더 많이 해야 한다. 또 내가 (우승에) 힘을 보태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모든 선수가 그렇듯 양현종도 우승을 향한 열망이 크다. 그는 "지난해 LG 트윈스가 KS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금 선수에게 가장 큰 영광은 우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경험해 봤기 때문에 더 절실한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양현종은 "KS는 시즌 기준으로 가장 추울 때 열리지 않나. 그런 날씨 속에서 공을 던지는 기분도 다시 느껴보고 싶다"라고 했다. 당연히 2024시즌도 우승을 향해 뛴다. 더 큰 포부는 KIA 왕조 구축이다. 양현종은 "두산 베어스가 7년(2015~2021) 연속 KS에 오르면서 남긴 왕조의 이미지가 있지 않나. 그전에는 삼성 라이온즈가 있었다. 타이거즈가 왕조로 인정받은 건 해태 시절이다. 남은 선수 생활, KIA가 왕조를 구축할 수 있도록 발판이 되는 게 내가 가장 바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느덧 양현종도 30대 중반을 넘어섰다. 150㎞/h 이상 강속구를 뿌리는 모습은 사라졌고, 대량 실점하는 경기도 늘었다. 지난 시즌(2023) 중반에는 스스로 2군으로 내려가기도 했다.양현종은 여전히 타이거즈 에이스다. 프로 무대에서 17시즌 동안 뛰며 쌓인 경험을 바탕으로 관록 있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지난해는 역대 최초로 9시즌 연속 170이닝을 넘어선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양현종은 "나도 예전에는 힘이 떨어졌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었다. 하지만 중요한 상황에서 힘으로 제압하는 투구가 잘 되지 않더라. 살아남기 위해, 타자를 이기기 위해 숙제가 생겼다.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것도 많았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2023시즌 내가 못해서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것 같아 자책했다. 올해는 팀이 좋은 성적을 내고 목표를 이루는 데 꼭 도움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통산 탈삼진 2위에 올라 있는 양현종은 삼진 102개만 추가하면 송진우(은퇴)를 제치고 이 부문 1위에 올라선다. 양현종은 "탈삼진 기록보다 팀 기여를 상징하는 이닝이 더 중요한 것 같다. 굳이 기록을 목표로 한다면, 10년 연속 170이닝을 해내는 것"이라고 했다. 이의리·윤영철 등 젊은 투수들을 향한 기대와 믿음을 드러낸 양현종은 "에이스도 이제 후배들이 가져야 할 수식어"라면서 "후배들은 지금의 나처럼 수싸움을 하는 투구보다는 (안타나 홈런을) 맞더라도 힘으로 붙길 바란다. 그 과정에서도 배우는 게 많다"라고 당부했다. 양현종의 바람은 KIA의 승리와 성장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1.26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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